이름: 봄비
2010/4/9(금) 02:22 (MSIE7.0,WindowsNT5.1,IPMS/0100007F-14BB6C5B0F0,.NETCLR1.1.4322,InfoPath.2,.NETCLR2.0.50727,.NETCLR3.0.04506.30,.NETCLR3.0.4506.2152,.NETCLR3.5.30729) 119.193.41.37 1400x1050
통풍과 술, 음식들...  

통풍 있는데, 술 먹고 싶다면 맥주·막걸리 대신 이 술을


“잠자리에 들면 숙면을 취한다. 그러다 새벽 2시쯤이 되면 엄지발가락의 심한 통증으로 잠에서 깬다. 드물지만 통증이 뒤꿈치ㆍ발목ㆍ발등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찬 물을 끼얹은 것은 통증에 이어서 오한ㆍ전율ㆍ미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처음엔 가볍던 통증이 점차 커지면서 오한과 열도 심해진다. 밤에는 불면ㆍ통증 등으로 자세가 계속 바뀐다.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아픈 부위와 팔ㆍ다리에 변화를 줘도 아무 소용이 없다.”

자신이 환자였던 영국의 의사 시드넘이 1683년 묘사한 통풍의 증상이다.

서양에선 오래 전부터 통풍 환자에게
셀러리나 셀러리 씨앗을 매일 먹으라고 추천했다. 증상이 가벼워지고 염증이 가라앉는다고 봐서다.
셀러리나 셀러리 씨앗엔 염증을 없애는 리모넨 등 파이토케미컬(식물성 생리 활성 물질)이 들어 있다. 자연요법 전문가들은 잎보다 씨앗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이들은 셀러리 씨앗을 우엉ㆍ자작나무 잎ㆍ도깨비 부채와 함께 끓여 우려낸 물을 꾸준히 마셔 보라고 권한다.

체리나 체리 주스도 서양의 통풍 환자들이 즐겨 먹는 식품이다.
체리의 검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염증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해서다. 60년 전 논문이긴 하지만 매일 225g의 신선한 체리나 체리 캔을 먹으면 요산 수치가 내려가고 통증 발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통풍(痛風)은 관절염의 일종이다.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할 만큼 극심한 통증(통풍발작)이 동반되는 괴로운 병이다. 서양에선 제왕병이라고 불렸다. 옥반가효와 금준미주를 즐겼던 제왕ㆍ귀족ㆍ부자 환자가 많아서다. 그만큼 예방과 치료에 있어 음식과 식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풍의 직접적인 원인은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서 요산 결정체가 몸의 여러 조직에 축적되는 것이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는 이유는 몸 안에서 요산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거나 신장을 통해 요산이 몸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못해서다(강남차병원 내과 김유리 교수). 요산 결정체가 관절 조직으로 가면 통풍성 관절염, 신장(콩팥)으로 향하면 신장질환은 물론 요석ㆍ신장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40대 이후에 주로 생긴다.

중년 남성에게 잦은 것은 이 연령대에 ‘술 상무’들이 많은데다 나이 들면서 신장에서의 요산 제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엔 20대와 30대에서도 통풍 환자가 늘고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육류 소비의 증가와 과도한 음주 탓으로 여겨진다.

통풍에 대해 바로 이해하려면 요산과 함께 퓨린이란 용어도 알아야 한다. 고기 등에 든 단백질은
단백질→퓨린→요산 순서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각종 식음료 가운데 통풍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물이다.
하루에 8잔 이상의 생수를 마시면 요산이 소변으로 많이 배출된다. 단 신장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사람은 과도한 수분 섭취가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

견과류ㆍ신선한 채소도 통풍 환자에게 권할만한 식품이다. 퓨린 함량이 적고 요산 배출을 돕기 때문이다. 통풍 예방 식품ㆍ성분으론 커피ㆍ저지방 우유 등 저지방 유제품ㆍ비타민 C 등이 거론된다. 꾸준히 먹으면 통풍 발병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서다(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해림 교수). 그러나 비타민 C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요산 수치를 올린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서양에선 ‘
악마의 발톱’이란 식물도 통풍과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치료에 널리 사용돼 왔다. 이 식물이 통증을 완화하고 요산 수치를 내려줄 뿐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까지 낮춰준다는 유럽의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장기간 통풍을 치료할 때는 ‘악마의 발톱’은 불필요하다.

한방에서 통풍 예방ㆍ치료에 유익하다고 꼽는 식품은
메밀ㆍ양배추ㆍ옥수수수염ㆍ수박 등이다.
이뇨 효과가 있어 요산의 체외 배출을 돕는다는 이유에서다. 알로에도 요산에 의한 염증 치유 용도로 쓴다(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침구과 백용현 교수).

통풍 환자나 통풍이 우려되는 사람에겐 추천 식품보다 금기 식품 리스트가 훨씬 길다.
고기류ㆍ어패류 등 단백질 식품(퓨린이 많은 든)은 가급적 적게 먹어야 한다. 특히 곱창ㆍ간 등 동물의 내장, 고기국물(육즙), 고기 머리, 삼겹살, 고등어ㆍ참치ㆍ꽁치ㆍ정어리ㆍ멸치ㆍ청어 등 등 푸른 생선, 새우ㆍ홍합 등 해산물은 덜 먹을수록 이익이다. 퓨린이 가장 많이 든 식품들이기 때문이다.

새싹 채소도 통풍 환자에겐 웰빙이 아니라 일빙(ill-being) 식품이다. 세포 분열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무순ㆍ숙주나물ㆍ콩나물ㆍ죽순 등엔 예상외로 퓨린이 많다.

술은 퓨린 함량이 높고,
소변을 통한 요산의 배출을 억제하며, 통풍치료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등 통풍 환자에겐 3재(三災)나 다름없다. 특히 맥주나 막걸리의 퓨린 함량이 높다. 매일 알코올을 10∼15g(소주 1잔정도) 섭취하면 통풍의 발생 위험이 1.3배, 50 g 이상(소주 반병 이상) 마시면 2.5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맥주 1캔씩 매일 마시면 통풍의 위험이 50%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풍 환자나 고위험군인 사람은 술과 함께 먹는 안주의 대부분이 퓨린 함량이 높은 고기나 생선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굳이 술을 마신다면 포도주를 추천한다.
포도주는 통풍에 거의 영향이 없는 술로 알려져 있다(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찬범 교수).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안에 든 과당, 엄밀히 말하면 고과당옥수수시럽(HFCS)이 통풍 유발과 관련된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서다.

통풍 환자는 체중을 줄이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비만 자체가 통풍의 유발 원인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식을 하거나 운동을 과도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다.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한때 유행한 ‘황제 다이어트’처럼 밥ㆍ빵ㆍ국수ㆍ과일 등 탄수화물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것도 통풍의 악화 요인이다.

콩류나 시금치ㆍ아스파라거스 등 일부 채소는 퓨린이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들이 요산 농도를 높이지 않으므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구체적인 식품 대신 영양소를 중심으로 말하면 통풍 환자는
설탕·과당·꿀·HFCS 등 단순당과 포화지방의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단순당은 요산의 생성을 촉진하고 포화지방은 요산의 배설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무조건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하루에 자신의 체중 ㎏당 0.8g 가량(정상인은 1㎏당 1g이 적당)은 섭취해야 한다.

통풍 환자가 음식 섭취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만약 퓨린 성분이 전혀 없는 음식만을 골라 먹더라도 감소하는 요산 농도는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근거로 통풍 전문의들은 식단에서 음식에 너무 신경 쓰기 보다는 통풍치료제를 매일 꾸준히 복용하고 운동을 적당히 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강조한다. 요즘은 과식·과음을 피하되 적당한 음주까지는 허용하는 분위기다(한림대 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 교수). 특히 2번 이상 통풍을 경험한 환자는 평생 약을 착실하게 복용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지적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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